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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집이 팔리면 비워준다던 세입자가 못나간다고 하면?

하나부동산중개공인중개사 2013. 11. 15. 13:14


집 이 팔리면 비워주기로 약속한 세입자가 막상 매매계약을 한다고 연락하니 딴 소리를 한다. 만기가 넘어가면 다시 2년간 살 수 있으니 못 나간다는 것이다. 당황한 집주인이 주위에 알아보니 세입자와 합의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과연 다른 방법은 없는가?

한편 상가 세입자의 경우 6개월로 계약하고 들어와도1년을 채우겠다고 요구할 수 있다. 당사자 간의 합의 사항보다는 임대차보호법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만약 6개월 후 주인이 이 가게를 써야 할 경우라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당사자간 합의한 계약 내용보다도 임대차보호법이 우선하는 것을 강행규정이라고 한다. 또한 이 규정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임대인으로서는 주의를 요한다. 사례를 통해 강행규정의 내용을 알아보자.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2년으로 본다

집이 팔리면 비워준다고 했지만
전세 만기를 몇 개월 앞두고 집주인은 집을 팔려고 내 놓았으니 세입자에게 나갈 집을 알아보라고 하였다. 세입자는 마침 아들 수능시험이 임박했으니 다만 6개월이라도 더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주인은 마지못해 승낙하면서, 확실히 해두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기간은 일단 1년으로 하고 특약으로 “만기 6개월 후에는 이 아파트가 팔리면 조건 없이 명도한다.” 라고 하였다. 만기 7개월 후 집이 팔리고 임차인에게 매매계약 사실을 통지하였더니 못나가겠다는 답이 돌아 왔다. 죄송하지만 법대로 2년을 살겠다는 것이다.

세입자가 못나가겠다는 것은 아마도 전세가 올라 같은 돈으로는 집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처럼 집은 잘 안 팔리고 전세금은 올라가는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분쟁이기도 하다. 그러면 임차인이 ‘법대로 2년을 살겠다’ 고 주장하는 근거를 살펴보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임대차기간 등)
①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 다만, 임차인은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강행규정)
이 법에 위반된 약정(約定)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조항은, 필자의 소견으로는, 신규 계약의 경우에만 적용하고 재계약은 제외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법 조문에 ‘재계약은 제외한다’ 라는 단서 조항이 없는 한 재계약도 포함된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합의내용(1년)과 법(2년)이 다를 경우, 위의 법 제10조에 따라 합의내용은 효력이 없다고 임차인은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임대인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잖아요?

임차인의 변심을 막기 위한 거래 현장의 대안 – 계약의 변경

법을 개정하기 전에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거래 현장에서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사용하는 대안(代案)을 소개한다.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는 대신 기존계약서의 빈 자리에 다음과 같이 기재하고 임대인, 임차인의 도장을 찍는다.

                                   “이 집이 매매 계약되면 3개월 이내에 명도한다.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이사비조로 200만원을 지급한다.”

임차인에게도 집을 구할 시간적 여유를 3개월 정도 충분히 주면서, 또한 언제 팔릴지 몰라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임차인에 대한 약간의 보상금 다시 말해 이사비용과 중개수수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다. 임차인의 변심을 막기 위한 이 방식은, 요컨대 재계약이 아니고 기존 계약의 변경이므로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임차인이 다시 2년을 주장한다면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

상가 임차인은 6개월로 계약해도 5년까지 눌러앉을 수 있다

6개월 후에는 주인이 들어가야 하는데
아현동의 상가를 소유한 A씨는 비어있던 상가를 의류 할인판매업자 B씨에게 6개월간 임대하기로 했다. 보증금 없이 월세 200만원으로 하고, 임차인의 연장 요구를 막기 위해 특약으로 “임차인은 6개월 후 원상회복하여 임대인에게 양도한다”라고 명시했다. A씨는 아들이 몇 달 지나 군복무를 마치고 나오면 그 가게에 스포츠용품 대리점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6개월 후 B씨는 물건 재고가 아직도 남았으니 1년을 채우게 해달라고 한다. 주위에 알아보니 6개월을 연장해주면 그 때가서 다시 5년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A씨는 가슴이 철렁했다. 과연 대응 수단이 없는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1년 미만으로 계약해도 임차인은 1년을 주장할 수 있다. 또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임차인은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최소 5년간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위의 사례에서 A씨는 결국 5년간 임차인 B씨를 내보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9조(임대차기간 등)
①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거나 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1년으로 본다. 다만, 임차인은 1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

물론 이 법은 환산보증금(보증금 + 월세x100)이 일정 금액 이하인 상가 임차인에게만 적용된다. 다만 임차인의 5년간 갱신요구권은 최근 법이 개정되어 (2013. 8. 13 시행) 사업자등록의 대상이 되는 모든 상가 건물에 확대 적용된다.

그런데 일시적 임대차에는 이 법이 적용 안 된다면서요?
이 경우는 일시적 사용 아닌가요?

일시 사용을 목적으로 집이나 건물을 빌렸다면 보통의 임대차와 달리 취급된다. 법에서 정한 임차인 보호 조항들이 적용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시적 임차인의 지위를 보통의 임차인 보다 약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위의 사례를 일시적 임대차로 본다면 임대인의 고민은 해결될 수 있다.

‘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 로 인정받기 어렵다

관련 법 조항을 보자. 임대차관련 3개 법, 다시 말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그리고 민법에 모두 같은 표현으로 들어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1조(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
이 법은 일시 사용하기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6조(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
이 법은 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민법 제653조(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의 특례)
제628조, 제638조, 제640조, 제646조, 648조, 제648조, 제650조 및 제652조의 규정은 일시 사용하기 위한 임대차 또는 전대차인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일시 사용이 명백한 경우’에 대한 기준이 법 조문에는 없다. 판례는, 숙박을 위한 호텔 또는 여관의 임차를 일시 임대차로 보았으며(대법원 1994.12.8.선고, 93다43590 판결), 학설은 예컨대 지방에 근무하는 교사가 방학 동안 연수교육을 받으러 상경하여 1개월간 주택을 빌린 경우를 일시 임대차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김상용, 2009, 채권각론, 286쪽) 다른 학설도 어느 정도의 기간을 일시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는 개별적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오시영, 2010, 채권각칙 434쪽) 결국 일시적 임대차는, 임차인의 권리를 제한하기 때문에, 판례나 학설 모두 그 기준을 좁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의 사례에서 의류 판매업자의 영업기간은 영업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일시 사용이 명백한 경우’로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분쟁으로 가면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계약서에 아무리 명확히 기간을 정해도 연장 요구를 막을 수 없다는 말이죠?

약정한 기간을 지키게 하려면 제소 전 화해가 필요하다

임차인의 변심을 막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이 경우 제소 전 화해 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판사 앞에서 “이런 분쟁이 발생하면 이렇게 처리한다.”는 화해조서를 작성해 두는 것이다. 이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또 하나의 강점은 일단 화해가 성립되면 그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된다 하여도 이를 무효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는 것이다. (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2다44014 판결)

물론 당사자간 합의 내용이라고 하여 법원이 무조건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위법한 내용이 있으면 삭제나 수정을 권유하게 된다. 따라서 임대인이 원하는 화해조서가 안될 수도 있다. 결국, 단기간 내에 임대인이 꼭 사용해야 한다면, 임대료 수입을 포기하고 가게를 비워두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임대인이 꼭 알고 있어야 할 강행규정들

임대차 현장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강행규정으로는, 위에서 살펴본 임대차기간 이외에도, 임차인의 부속물 매수청구권(민법 제646조), 임대료 인상한도(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1조), 묵시적 갱신(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등이 있다. 아무리 당사자간 합의를 했더라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조항이라면,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을 포기시킬 수 없으며, 주택은 5% 상가는 9%를 초과하는 임대료 인상은 효력이 없고, 묵시적 갱신을 배제하는 특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임대인은 알고 있어야 한다.

출처 : 대우써브공인중개사사무소
글쓴이 : 대우써브(재주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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