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유원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관광이 다음 달 중고차수출업체 등에 부지를 임대하기 위해 하수도·전기공사 등을 벌이고 있다. |
지역사회의 반발에도 수도권 시민들의 추억이 깃든 송도유원지에 다음달 '불법' 중고차수출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연수구, 연수구의회 등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송도유원지 부지 20만3천여㎡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관광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부지 55%를 중고차수출업체 등에 임대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도시관광 지분 30%를 갖고 있는 인천도시공사와 인천시는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도시관광은 대표이사 권한으로 강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사회에는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과 인천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장이 참여했다.
인천도시관광 유종설 대표이사는 "인천시, 인천도시공사 등에서 나온 이사가 부담감을 느껴 의결사항이 아닌 보고사항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인천시 등이 반대해도 추진할 것이다. 불법인 것은 알지만 (대표이사가) 책임질 것이다.
다음 달 중에 임대 본계약을 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도유원지는 인천시가 지난 2011년 조성계획을 승인하고 지형도면을 고시한 송도관광단지 4블록에 해당된다. 이곳에 중고차 수출업체가 컨테이너 적치, 중고차 야적 등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지역 주민들도 소음·분진 발생 및 각종 불법 행위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고차수출단지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수백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인천도시관광은 은행이자 등으로 인해 부채가 더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지 임대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인천도시관광은 중고차수출단지 임대로 매년 24억원에 달하는 임대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도시관광은 이미 프로카텍, 영진공사 등의 업체와 송도유원지를 중고차수출단지로 활용하기 위한 부지 임대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인천도시관광은 연수구 등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현재 부지 임대를 하기 위한 하수도, 전기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연수구와 연수구의회는 중고차수출업체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한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황용운 연수구의회 부의장은 "인천시가 송도유원지 일대에 워터파크 등을 개발한다고 도시계획위원회를 조건부 통과시켰는데, 이 곳에 중고차 야적장이 들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인천도시관광측이 적자 때문에 불법 야적장을 설치하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송도유원지에 중고차수출단지가 들어서면 관광단지 개발 자체가 어려워진다. 불법을 자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불법 야적장 설치를 막겠다"고 말했다.
송도유원지는 일제강점기부터 수도권 주민들이 이용해 온 인천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사랑받아 왔지만 누적적자로 인한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 2011년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