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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라산이라 쓰고 히말라야라고 부르고 싶다. 눈 쌓인 한라산 등반기!

하나부동산중개공인중개사 2014. 3. 16. 21:39

 

 

 

한라산이라 쓰고 히말라야라고 부르고 싶다. 눈 쌓인 한라산 등반기!

 

 

여행을 좋아하지만,

체력이 되질 않아서 산을 오르는 것만큼은

몸을 사리는 꼬양입니다.

 

그런데 이번은 한라산 등반을 도전했습니다.

항상 여행이라는 도전을 하지만,

정작 제 자신을 극복해보진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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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 힘들다는 겨울산에 도전해보는 꼬양.

 

사실, 제가 산을 올랐던 날은 2월 12일.

이틀 전만 하더라도 한라산은 145cm나 되는 눈이 쌓였고,

입산은 전면통제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가 올랐던 날은 입산금지가 풀렸고,

1100도로도 정상운행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더랬죠.

 

한라산을 얼른 오르라는 부름인걸까요.

하지만 오르기전까지도, 오르고 나서도,

내려가면서도 전 두려웠습니다.

산에서 다칠뻔한 기억도 있고 이런저런 기억들이 떠올라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멋진 설경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감탄의 연속.

이 날 한라산 사진만 500장을 찍었네요. 

(참, 백록담 사진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사진이 좀 많으니 이해해주세요~)

 

 

 

사실, 옛날 옛적, 고3시절...

수능 잘 보게 해달라고 한라산 윗세오름에 올라서

기도도 해보긴 했지만,

수능을 아주.. 잘.. 망쳤던 아픈 기억도 있었고

(그래도 국립대학교는 갔습니다만)...

그 때부터 아마 한라산 산신령을 아주 미워했더랬죠 -_-;

 

어쨌든 이래저래 도전과 극복을 주제로,

설경도 보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도전한 한라산.

윗세오름 1700m까지 올라가보는 꼬양입니다.

왜 윗세오름까지만 가냐구요?

남벽까지 가면 좋겠지만, 비행기 시간이 있어서 더 가진 못했어요.

씻어야하고..

렌터카도 반납해야하고, 비행기도 타야하니 ㅠㅠㅠㅠ

 

 

 

 

 

영실로 올라, 영실로 하산하는 것으로 결정!

 다소 밋밋할 수도 있지만.

차를 가져왔기에 어쩔 수 없는 코스 선택을 합니다.

 

영실이 계단이 많고 다소 가파르기에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지만...

긴장하고 올라봅니다.

 

장비는?

등산화에 아이젠!

겨울산행에 필수장비는 아이젠이죠.

등산화도 많이 미끄러집니다.

운동화는 말할 것도 없지만,

아이젠없이 오르는 위험천만한 상황들도 몇 번 봤습니다.

 

저는 등산복을 풀로 갖춰 입은 것도 아니었고,

오리털 패딩에 등산바지.

빨간색 털모자에 넥워머, 도톰한 장갑으로 끝! 

 

청바지를 입고 오르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물론, 저도 그러려고 했으나, 그건 아닌듯 하여 등산바지는 입었네요;;ㅎㅎ

 

두. 근. 두. 근.

 

제 심장소리가 이처럼 크게 느껴진 때가 없었던 것 같아요.

고백받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말이죠.

 

 

해발 1,280m부터 시작!

 

 

눈이 솜사탕처럼 소복소복 쌓였어요.

그리고 이 사진을 찍는 순간도 눈은 내리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미친듯이 빨리 오르다가

나중에 체력이 급 소진된 기억이 떠올라,

천천히 걷기 시작합니다.

(그땐 제 친구 효정이가 절 질질 끌고 올라갔었죠 -_-;)

 

그러나 이젠 그 친구는 곁에 없고,

저는 제 스스로 몸을 이끌고 올라가야합니다.

 

 

 

최대 난코스라고 하고 싶은...

1,400m...

오르는 것보다도 내려가는 것이 더 무서워서...

정말 죽는 줄 알았네요.

 

(여길 내려올 때 뒤에 청년 3명이 제 뒤에 있었는데요,

하필 이 청년들은 등산화도 안 신고 미끄럼 타듯 장난하듯이 내려오더라구요. 

가뜩이나 겁에 질려 조심조심 내려가는 절 건드리는 바람에

전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더 세게 저와 부딪혔다면 아마 전 줄을 못 잡고 데굴데굴 구르지 않았을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

 

하지만 여길 넘으면 멋진 병풍바위가 반겨줍니다.

 

 

폭포는 얼어붙었고,

산은 하얗게 눈이 쌓였습니다.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병풍처럼 펼쳐진 멋진 모습.

 

 

 

저기까지 오른다고해서 다 끝난 것도 아니고,

갈 길이 아직 멀었죠.

 

 

 

물이 그대로 얼어붙은 폭포.

 

 

아이젠차고 계단을 오르려니

이것만큼 힘든 것도 없더군요.

 

 

초록의 숲과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산방산이 반갑게 보이네요.

올라가면서 설경도 멋졌지만

서귀포를 내려다보는 것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어느덧 해발 1,500m.

 

 

눈구름은 자꾸 왔다갔다...

시야를 흐리게 합니다.

하늘은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

한 치 앞도 안 보이다가,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했다가...

산 날씨는 참으로 변덕스러웠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올라가야겠죠.

사실 저는 내려가는 것보다 올라가는 걸 잘합니다. ^^;;

 

내려가는 게 더 무서워요 ㅠㅠ

 

 

눈 앞을 가렸던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과 상큼한 하늘이 나타나자.

산은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하늘은 파랗게 빛이 나고,

구름은 사라집니다.

뿌연 구름으로 가득했던 산이

파란 하늘과 맞닿아 신비로운 풍경을 안겨주네요.

 

 

 

 

 

계단은 평평한 길이 되었고,

덕분에 오르는 길이 훨씬 수월할 수 있었습니다.

앞만 보고 오르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풍경들이 발 아래에 펼쳐졌습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옆을 보고,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게 만들더군요.

2시간 반 코스라고 하지만

2시간반은 커녕 사진찍다보니 5시간도 걸리겠더라구요.

 

 

이런 풍경들이 반겨주는데,

사진을 안 찍고 견딜 사람은 없겠죠?

 

 

겨울왕국,

환상의 설경을 자랑하는 구상나무군락.

구상나무 군락으로도 포스팅 하나가 나올 정도인데요...

요건 따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따로 해야할 게 왜 이리 많은건지 ㅠㅠㅠㅠㅠ)  

 

 

 

 

구상나무 군락을 지나자 다시 날씨가 이상해집니다.

전 한라산을 왔는데,

왜 느낌은 히말라야를 온 것 같을까요.

 

 

 

전망대로 가는 길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덧 눈구름이 몰려와 한 치 앞이 안보일정도로

캄캄하게 주변을 감쌉니다.

이때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빨간색 깃발 뿐. 

 

 

눈과 빗방울이 묻어서 렌즈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요 ㅠㅠ

검은 점이 있어도 이해해주세요 ㅠㅠ

 

 

눈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와서

윗세오름 대피소는 눈에 파묻혔어요.

정말 대피소가 어찌나 반가운지.

만세를 불렀던 꼬양입니다.

 

 

 

바글바글.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대피소~

 

대피소에는 컵라면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컵라면과 식수가 동이나는 바람에

저희 이후에 온 등산객들은 컵라면을 먹지 못했고,

양갱으로 배를 채울 수 밖에 없었어요.

 

정말 저는 운이 좋았어요.

따뜻한 컵라면과 커피를 마실 수 있었으니까요.

 

 

이것이 한라산을 오른 언니와 저의 점심입니다!

산을 오르면서 간식이라고 먹은 것은 귤 2개밖에 없었어요 ^^;;;

귤 2개 먹으면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오르다니;;ㅎㅎㅎ

10시 반경에 올라 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은 1시.

이제 얼른 식사를 하고 내려가야합니다. ㅠㅠㅠㅠㅠ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바라본 한라산 백록담의 모습입니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눈 위에 오롯이 솟아있는 백록담을 마주합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1년에 몇 번 밖에 되질 않는데

이렇게 직접 마주하게 되니 감동은 정말 컸습니다.

 

산은 그 자리에 있지만 오르기가 무서워서

항상 바라보기만 했던 저였는데 말이죠.

잘 넘어져 툭하면 멍들고 다치는 제가

아무 탈 없이 산에 올랐다는 게 신기했어요.

숨쉬기 운동, 걷기 빼고는 운동도 안하는 저였는데... 왠지 모르게 뿌듯했던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을 맞아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고

마음을 다지기 위해 도전한 한라산.

오를 때도, 다 오르고 나서도.

내려오고 나서도 그 감동은 여전했습니다.

 

평생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준 한라산이

참 고마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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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출처 : 사고뭉치 꼬양의 탐구생활
글쓴이 : 꼬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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